인터뷰

‘골든슬럼버’ 강동원이 전하는 두 가지 메시지 [인터뷰]
2018. 02.12(월)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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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뉴스 최정은 기자] 배우 강동원이 자신이 7년 전 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제안한 영화 ‘골든슬럼버’로 돌아왔다. 지난해 ‘1987’의 이한열 열사 역에 이어 이번엔 ‘골든슬럼버’에서 하루아침에 대통령 암살범으로 지목된 택배기사 김건우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강동원을 만나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 제작 영화사 집)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의 도주극이다.

원작인 동명의 일본 소설을 읽고 영화화를 직접 제안한 그의 눈에 원작과 영화는 어떻게 다를까.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가장 크게 생각한 일은, 원작에서 결국 권력에 굴복하고 마는 지점들은 해소가 좀 된 것 같다. 원작은 너무 마음이 아프게 끝나니까. 카타르시스를 좀 느꼈으면 했는데 그런 건 좀 성공한 것 같다. 아쉬운 지점이라면 좀 더 다이나믹하게 보여주고 싶은데 예산 문제가 있으니까. 할리우드에서 판권을 사가려 했는데 우리가 사 왔다. 미국에서 찍었으면 얼마나 스펙터클 했겠나. 한계가 있으니 좀 아쉽다.”

강동원은 이번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눈물을 보인 이유를 들었다.

“찡하긴 했다. 조금 눈물이 난 지점이 있었는데 대명이가 극 중 ‘내 친구 살아있다’라고 했을 때 뭉클했다. 그런 데선 혼자 좀 눈물을 훔쳤다. ‘1987’이야 내가 출연해도 적은 분량이고 실제 사건이니 사실 참을 수도 없었고 이건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데 눈물이 나니 창피하더라.”

도주극인 만큼, 이번 영화에서 그는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 가운데 가장 많이 달렸다.

“지금껏 한 것 중 가장 많이 뛰었다. 하수구 뛸 때 (물이) 튀어 힘들었다. 죽은 쥐도 떠내려오고. 홍제천에서 가장 깊숙이 들어갔다. 하천 중심이 있었는데 좀 더 오물이 내려오는 곳과 가까운 곳에 들어갔다. 그땐 좀 더러웠다. 넘어지는 장면은 세트를 지어 찍었다. 정말 찍고 싶었던 곳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못 들어간다고 했다. 예산이 많았으면 그대로 지어서 찍었을 것 같다.”

‘골든슬럼버’는 강동원이 이끄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영화화를 제안한 데다 극을 이끄는 주연까지 맡은 것. 이에 관해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부담은) 별로 없었다. 내가 끌고 가는 건 크게 상관없다. 나무만 보면 그럴 수 있는데 산도 보면 똑같다. 하는 일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까. 대신 계산은 좀 더 많이 하게 되기도 하고 지루한 지점도 있을 수 있어 그런 점에 신경 썼다.”

이번에 그가 연기한 건우는 그가 전작인 ‘두근두근 내인생’(2014) 연기한 대수와 비슷한, 성실하고 순수한 모습을 지닌 인물이다.

“(1인 2역을) 촬영할 때 분장을 번갈아 가며 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캐릭터가 그다지 이해가 안 되거나 하는 지점은 없었다. 건우는 ‘두근두근 내인생’의 대수보다 어리숙하고 순수하다. 대수는 아버지이자 전 운동선수이기도 해서 좀 더 강인하다. 이번엔 어렸을 적 음악을 좋아해 밴드를 하는 인물이다. (연기) 하면서 대학 밴드 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다. 난 고등학교 때 방송반 DJ였는데 고등학교 때는 방송반 친구들과 열심히 놀았던 기억만 있다. 고등학교 때 DJ를 3년 했었다.(웃음) 파트가 있었는데 난 가요파트였다. 팝을 잘 몰라서 맡았는데 가장 많이 들은 게 넥스트의 노래다. 엄청 많이 틀었다. 선배 중 넥스트 팬이 있어 내가 틀면 내게 음료수를 가져다주고 했다.(웃음)”

‘골든슬럼버’는 비틀즈의 곡으로, 영화 타이틀이자 삽입곡이다. 신해철의 ‘그대에게’ ‘힘을 내’도 삽입돼 각각 건우와 그의 친구들의 우정과 청춘을 대변한다.

“비틀즈의 ‘골든슬럼버’는 좋아한 곡은 아니었지만 영화 때문에 들어 감회가 새롭다. 내가 좋아한 음악은 좀 더 심오하다. 넥스트의 ‘디 오션’이다. (고 신해철의) 사모님을 뵀는데 좋아했다고 했더니 (신해철 선배님이) 살아계셨을 때 날 굉장히 좋아해 주셨다고 하더라. 나에 대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셨다고 한다. 살아계셨을 때 뵀으면 좋았을 텐데. ‘디 오션’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걸 어찌 알았느냐? 팬만 알 수 있는 노랜데 진짜 팬이었네’ 하시더라.”

노동석 감독과는 이번 영화가 첫 호흡이다. 강동원은 노 감독에 관해 ‘인간적’이라 말했다.

“난 좋은 사람들과 항상 잘 맞다. 착한 사람들과는 잘 지낸다. 감독님은 다 잘해준다. 나보다 착하다. (한효주와의 공중전화 신에서) 모니터 보고 혼자 울고 있더라. 자주 그랬다. 감독님 성격이 상대방에 공감·몰입을 잘 한다. 나도 그런 지점이 좀 있는데 비슷한 지점에서 몇 번 그러셨다. 심지어 녹음 때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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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기 전, 노 감독은 강동원에 관해 듣고 싶어 했다. 그래서인지 강동원과 건우는 비슷한 지점이 많다.

“감독님이 개인적인 걸 되게 많이 물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잠품에 녹이고 싶었나 보다. 난 개인적인 얘기는 물어보면 거침없이 다 한다. 그걸 작품에 녹여내는 걸 그리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근데 감독님이 그걸 소소하게 녹여내고 싶어 해서 어떤 때는 ‘그건 좀 아니지 않아요?’ 하기도 했다. (건우가) 나와 비슷하다. 나도 잘 살려고, 착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데뷔 때 좌우명이 ‘남에게 상처 주지 말자’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한 번 정 준 사람들과 멀어질 때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하고 그런 지점에서 (건우에게) 공감도 했다.”

‘골든슬럼버’는 한국 영화 최초로 광화문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그에게 촬영 당시 상황에 관해 들었다.

“(차량을) 통제하고 찍을 때가 일요일 아침이었다. 일찍 시작해 4시간 동안 촬영했는데 차가 거의 없는 시간이었다. 한쪽 차선 어느 구간만 막고. 빨간 불 걸릴 때만 슛을 했는데 그래도 차는 거의 안 다니더라. 한쪽에선 태극기 집회, 한쪽에선 촛불 집회를 하고 있었는데 중간에서 촬영했다. (당시 느낀건) ‘이런데서 우리가 촬영하는구나’ 정도였다. 저 위엔 청와대가 보이고. 신기했다.”

윤계상과의 호흡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다. 서로 대화는 거의 없이 끝까지 연기에 매진했다고.

“윤계상 선배님도 낯을 많이 가리고 대명 성균 효주 나는 촬영 전 1~2번 만나 이야기도 나눴는데 윤계상 선배님은 그런 기회도 없었다. 성균 대명도 처음부터 편했던 건 아닌데 윤계상 선배님은 계속 어색했다. (‘차 안 신에선 더 어색했겠다’는 기자의 말에) 그렇다.(웃음) 광화문 촬영이 먼저, 차 안 촬영은 나중에 했는데 너무 어색했다. 이후 과거 신을 찍을 때는 그나마 대명 성균이 입담이 좋아 선배님을 편하게 해주려 장난도 쳤다. 에피소드도 있다. 효주가 ‘지오디 정말 좋아했다’라며 ‘1집 앨범 정말 좋아한다’라고 했는데 윤계상 선배님이 ‘3집이고요’라고 했다. 약간 유머 감각이 있으시더라. 다들 선배님과 어울리며 촬영하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촬영을 오래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예전에 방송에서 봤을 때 유머 감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낯을 가려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어린 친구 앞에서 장난치기도 좀 쑥스러웠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편해졌을 텐데.”

제작을 제안했지만 흥행에 대한 부담보다는 메시지를 어느 정도 충분히 드러냈다는 생각에 ‘잘 되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을 하고 있다는 강동원. 그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크게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평범한 시민이 큰 힘에 의해 조작당했을 때 그것에 대해 좀 환기시키고 싶기도 했고 그런 일을 당하는 이가 많은데 그때가 지나면 끝이고 또 시간이 지나 그분들의 억울함이 해소된다 해도 그때는 관심이 없다. 그것에 대한 보상도 잘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찾아본 사람들이 있는데 그 분들을 초대하려 해도 정치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어 하지 못했다. 두 번째는, 우정에 대한 것이다. 예전에 그런 것을 다룬, 하고 싶었던 작품이 불발됐을 때가 있었다. 그때도 하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너무 달라져 있고 그런 게 마음 아프기도 해서 ‘다시 보지 말아야겠다’하는 (마음이 드는) 그런 것도 슬펐다. 어렸을 때 순수하게 친했던 친구들이 각자의 생각을 갖고 개인적 욕심을 택하는 사람도 있고 더 큰 것을 품고 각자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어려서 아무리 공유한 게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못 보게 되는 것 같더라. 안타까워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긴 했다.”

그는 친구들 가운데 미혼은 자신밖에 남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예전부터 그를 지켜본 친구들은 그가 아주 일찍 결혼을 하지 않으면 정말 늦게까지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

“안 하거나 늦게 할 것 같다고 하더라. 하면 가장 빨리할 거라고 했는데 이미 그 시기(20대 후반)가 지나고 ‘넌 아마 가장 늦게 할 것’이라 이미 다 예상했다. 내 성향 때문이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좀 자유로운 면이 있다. 친구들이 가장 잘 알겠지만. (결혼을) 안 해봐서 모르겠지만 다른 걸로 (외로움이) 채워질 수 있는 수준이라면 안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나이가 정말 많이 들었을 때도 지금처럼 일만 하고 가정이 없으면 허무하려나?’ 하는 그런 생각은 든다. 지금도 드는데 모르겠다.”

그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학생 역할을 무난히 소화할 만큼 동안에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다. 그런 외모가 연기 인생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생각이 있어도 그것을 넘어서는 것 역시 숙제다. 방해라고 생각한들 어떻게 하겠나. 계속 열심히 하고 다른 사람보다 열심히 해서 뛰어넘어야 한다. 나도 마흔이 넘어가고 글쎄… 좀 있으면 아저씨다.(웃음)”

“좀 있으면 아저씨”라고 말하지만 강동원은 최근 ‘1987’에서 대학생 역을 위화감 없이 소화했다. 특히 극 중 마스크를 내리는 그의 모습에 극장에서는 많은 여성들의 탄성이 나왔다.

“전혀 예상 못 했다. 내가 마스크로 가리고 있어도 등장하면 눈만 보고 바로 알 거라 생각했다. 내 착각이었더라. 좀 무리가 있던데.(웃음) 어린 캐릭터를 하려면 체중 조절을 좀 해야 한다. 찌워놓은 상태에서 바로 들어가니 이번에 특히 무리가 있더라. 분장, CG(컴퓨터 그래픽) 도움이 있었다.”

‘1987’에 이어 ‘골든슬럼버’에서도 당대와 호흡하는 인물을 연기한 그는 어떤 이유로 인해 이 같은 작품을 선택한 건 아니라 밝혔다.

“꼭 그런 이유는 아니다. 물론 시대 흐름에 맞춰 구현하긴 한다. ‘1987’은 30주년에 맞춰 개봉하자는 기획 의도가 있었다. 누군가는 정치적이라 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그 시대를 그렇게 살지 않은 사람으로서 객관적 눈으로 봤을 때 왜 정치적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있었던 이야기 하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억울한 이들의 사건을 찾아봤다는 그는 사회적인 이슈에 관해 평소 관심을 두고 찾아보느냐는 질문에 “또 이런 얘기 하면 정치적이라고 (한다)”라며 웃었다.

“팩트였는데, 일어난 일인데. 정의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정치적인 게 어딨나. 억울했던 사람 이야기 하는데. 사회적으로 강자가 약자에게 그럴 때가 많이 있잖나. 주변에 흔히 일어나고.”

강동원은 지난해 8월 촬영을 시작한 김지운 감독의 ‘인랑’ 촬영이 끝나면 다음 달 할리우드 영화 ‘쓰나미 LA’(감독 사이먼 웨스트)의 촬영에 들어간다.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뻗어갈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오디션을 영어로 몇 번 보다 보니 연기는 다 비슷하더라. 대사는 준비를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아 준비하고 있다.”

[최정은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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