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목격자’ 김상호 “전 세계적으로 형성된 형사와는 달라… 매력있었다” [인터뷰]
2018. 08.20(월) 16:38
시크뉴스 포토
[시크뉴스 김지영 기자] 그동안의 범죄, 스릴러 작품 속 형사를 떠올린다면 밤낮으로 사건을 쫓아다니는 형사, 혹은 정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양 극단의 모습을 떠올릴 터다. 그러나 ‘목격자’ 속 배우 김상호가 맡았던 재엽은 기존의 형사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 개봉한 영화 ‘목격자’(감독 조규장)에서 김상호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맡은 형사 재엽으로 분했다. 아파트 뒤편 산속에서부터 단지까지 맨발로 뛰어오며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처절히 죽어간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상호는 재엽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적지 않게 형사 역을 맡아왔던 김상호였지만 이번 재엽은 여태까지의 형사 캐릭터와는 또 달랐다.

“지금까지의 제가 맡은 형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형성된 형사와 재엽은 다르다. 기존의 형사는 범인이 사건을 저지르고, 범인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데 재엽은 그렇지 않다. 재엽은 범인 현장에 가서 조사를 시작하지만 집단 이기주의에 ‘꽝’ 부딪힌다. 제가 좋았던 것은 공권력이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히는 게 좋았다. 재엽의 임무는 이것이었다. 이 ‘꽝’하는 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주는 것.”

김상호의 말처럼 재엽은 집단 이기주의에 부딪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열의는 가득 차 있지만 단서를 얻을 곳 하나 없고 CCTV도 겨우 획득해 수사를 조금씩 진행한다. 타 수사극에서 형사가 점점 사건의 맥락을 잡고 나아가는 반면 재엽은 여전히 암흑 속이다.

“보통의 경찰들이 정보를 하나씩 갖고 깜깜했던 사건들이 밝아지지만 이놈의 재엽은 점점 파고들수록 더 까매진다. 집단 이기주의 때문이다. 내 공간에 있는 산소가 빠져나가는 답답함을 느꼈다. 하지만 재엽이 더 직관적으로 행동했을 때, 답답함이 더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촬영을 이어나갔다.”

재엽의 이러한 열의에도 불구하고 수사는 나아가지 못한다. 주민들은 “보지 못했다”고 답할 뿐만 아니라 수사를 협조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돌린다. 심지어 진짜 범인이 아님에도 경찰 관계자들은 이를 함구한다. 다들 “좋게, 편하게 넘어가자”고 말을 할 뿐이다.

심지어 후배 형사는 진범을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선배인 재엽에게 알리지 않고 이를 묵인했다. 수사 보고가 끝난 후 알게 된 재엽은 처음부터 수사를 다시 시작하지만 역시나 쉽지 않다.

“후배를 혼내기 전 편집된 장면이 있다. 산에 올라가서 타이어 자국을 폰으로 사진 찍고 후배에게 차량을 추적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런데 후배가 이 정보를 재엽에게 주지 않았다. 그걸 감추지 않았다면 사람 하나 살렸을 수도 있다는 안타까움과 후배의 잘못을 따지고 나온 것이다. 재엽의 생각으로 후배는 ‘너무 달콤하고 쉽게만 생각하고 일을 가는 구나. 경찰이라는 직업은 꽃길이 없는데 언론의 관심만 바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궁지에 몰렸으니 세게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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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재엽이 아파트 주민들을 상대로 수사를 하던 중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터진다. 한 아주머니는 ‘아파트 주민들이 준법정신 강한,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라고 재엽에게 큰 소리를 치지만 그의 손에는 마트 카트가 쥐어져있다. 이는 김상호가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처음에 캐스팅 제의를 받고 나서 카트를 아파트까지 끌고 간다는 게 신문에 나왔었다. 그래서 기사를 조규장 감독님께 보여드렸다. 이런 이야기는 영화 속에서 만들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기사에서 나오더라. 저의 제안이었고 상의를 드렸다.”

재엽이 범인을 뒤늦게 쫓기 시작하고, 한 발짝 늦는 것으로 볼 때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이와 다르다. 능동적이고 무기력한 게 아니라 기력이 있는 경찰이기 때문. 이와 함께 김상호는 “재엽이 범인을 잡으면 주인공이 바뀌어서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여태까지 공권력을 가장 극대화시키기 위해선 경찰에게 엄청난 권력을 주거나 무기력함을 주는데, 재엽은 본능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시선으로 재엽을 바라보면 재엽의 행동이 책임감에 훨씬 더 가깝다. 그리고 극 중에서 내가 범인을 잡으면 내가 주인공이 된다. 그건 너무 큰 반전이라 안 된다.(웃음)”

‘목격자’의 결말이 관객들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이는 시사회 당시에도 나왔던 반응이다. 주인공 혹은 경찰이 통쾌하게 범인을 응징하는 것보다 집단 이기주의가 불러온 화로 해석되는 이 결말에 김상호는 객관적인 평가를 내렸다.

“어느 누구의 죄책감도 없이 사악한 놈을 죽일 수 있는 장치다. 사실 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구급차가 오고 경찰이 오면 태호(곽시양)를 살리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으나 죄책감 없이 응징할 수 있는 것은 응징했으니 저는 속 시원하게 봤다. ‘결말이 튄다’는 반응도 이해한다. 반면 저 같이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손가락도 크기가 다 다르지 않나. 다 만족시킬 수 없다.”

충무로 다작 배우 중 한명인 김상호는 연기를 직업 이상으로 사랑하고 있었다. 작품 선택의 기준은 ‘캐릭터 이해’였으며 이미지 변신보다는 자신의 연기로 하여금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내고파 했다. 이와 함께 2018년 여름 대작 중 한 편인 ‘목격자’와 추석에 개봉하는 영화 ‘협상’(감독 이종석)을 앞두고 대작의 의미를 재 정의했다.

“‘나는 이렇게 변신해야지’하는 건 없다. 그건 배우가 혼자하지 못한다. 캐스팅 해줘야하니까.(웃음) 작품이 안 되면 슬럼프가 오겠지만 지금은 너무 재밌고 잘해내고 싶다.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좋다. 스케일이 크고 많은 것들이 있는 것이야 말로 대작이다. 또 한편으로는 버전이 작더라도 단단하게 만들어서 많은 관객들에게 좋은 말 듣고 많이 보여드리는 것도 대작이 아닌가 한다. 이게 ‘목격자’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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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news@fashionmk.co.kr / 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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